그냥 그런 영화를 보면서 시간을 낭비하는 게 싫어.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보는 횟수가 줄어들고 있다. 대신 좋은 영화를 검색해서 집에서 혼자 즐기기도 한다. 공포와 액션을 제외하고 감동 있는 드라마 장르를 주로 선택한다. 언터처블: 1%의 우정은 한국에서 2012년 개봉한 프랑스 영화다.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1%도 닮지 않은 두 남자의 이 세상에 1%도 없을 것 같은 깊은 우정을 그린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신분 격차가 존재한다. 사람을 가르는 가장 큰 기준이 바로 돈이다. 그런 면에서 이 영화의 주인공 필립과 도리스는 하늘과 땅 차이다. 필립은 최고급 자동차가 6대인 상류층 귀족이고, 도리스는 부양할 동생이 6명 있는 빈민촌 출신이다.
휠체어 없이는 움직일 수 없는 중년 백인 남성과 타인의 시선 등은 신경 쓰지 않는 자유분방한 흑인 청년이 둘도 없는 친구가 된다. 신분 인종 나이 차이는 두 사람에게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이 영화의 가장 좋은 점은 심각하지 않다는 것이다. 필립의 장애 드리스의 빈곤을 부각시켜 눈물을 짜내지 않는다. 인생에서 유머가 얼마나 중요한지 느낀다. 걱정해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면 그들처럼 받아들이고 웃음으로 흘릴 여유가 필요하다.
너무 다른,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사람의 공통점은 분명히 있다. 오픈 마인드. 고정관념이 없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다. 솔직하다. 자신의 처지나 감정을 포장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들 사이의 벽은 아주 쉽게 무너진다.
유쾌한 장면이 많지만 음악과 춤이 함께한 바로 이 장면이 가장 즐거웠다. 클래식과 팝이 어우러져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명장면이다. 흑인 청년 도리스의 스텝과 리듬감이 장난 아니다. 이때 흘러나온 음악들을 하나하나 찾아서 듣고 싶다.다른 사람들은 필립을 장애인으로 취급하지만 도리스는 달랐다. 함께 담배를 피우고 장난을 치고 심한 농담도 서슴지 않는다. 두 사람이 함께 있을 때 필립은 자신의 장애를 잊고 평범한 사람이 된다.에리히·프롬은 『 사랑의 기술 』에서 사랑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배려와 책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우정도 사랑이다.사랑으로 시작된 부부 관계가 시간이 지날수록 우정으로 사는 친구 사이 자연에 넘어간다.서로 관심을 가지고 상대방이 원하는 일을 하고 주는 것이 진정한 배려이다.나와 함께 있을 때, 상대가 더 잘 되고 행복하지 않으면 안 된다.내가 없어도 혼자 설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그것이 진짜 책임이다.필립과 도리스를 보고 따뜻한 배려와 든든한 책임이 무엇인지 배우게 된다.유쾌하고 담백하고 따뜻한 영화다. 이 영화의 모델이 된 실제 인물들도 그동안 우정을 유지하며 각자 잘 살고 있다고 한다. 돈으로 벽을 쌓고 화합과 공존이 더욱 어려워진 이 시대에 이런 소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이 큰 위로가 된다.<언터처블: 1%의 우정> OST가 좋다. 어스윈드앤파이어의 September를 들으며 둘과 함께 엉덩이를 떨며 흥얼거린다. 비발디의 사계절과 기타 클래식 음악도 영화의 분위기를 고조시킨다.언터처블: 1% 우정감독 올리비엘 나카체, 에릭 트레다노 출연 프랑수아 크루제, 오마 사이 개봉 2012.03.22.가족이 함께 봐도 되고 부부 또는 연인이 손을 잡고 봐도 된다. 나처럼 혼자 보기에도 좋아. 편안한 마음으로 볼 수 있는 화목한 영화였다.